[Book Review /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00:00:00 인생을 다시 살아볼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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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00:00:00 인생을 다시 살아볼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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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네가 살았을 수도 있는 모든 삶으로 들어가는 입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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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바로 전에만 열리는 마법의 도서관에서 인생의 두 번째 기회를 드립니다.

 


우울(憂鬱)
: 근심스럽거나 답답하여 활기가 없음. 반성과 공상이 따르는 가벼운 슬픔.

누구에게나 살면서 한 번쯤 우울한 순간이 온다.
다만, 그 우울을 이겨내고 앞으로 나아가느냐, 포기하느냐의 차이일 뿐.

 


Matt Haig의 '미드나잇 라이브러리'의 주인공 노라 시드는 우울하다.

30대 중반, 직장을 잃고, 피아노 수강생을 의도치 않게 바람 맞히고, 키우던 고양이까지 세상을 떠났다.
그래서 그녀는 죽기로 했다.

 


그런데.. 눈을 떠보니 도착한 곳은 시간이 흐르지 않는, 책이 가득한 도서관.
그리고 보인 익숙한 얼굴은 19년전 학교 작은 도서관의 사서 엘름 부인.

엘름 부인이 건내준 첫 번째 책엔 그녀가 평생 동안 했던 후회들이 가득 들어있었고,
원하는 삶은 다 살아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으며, 정착할 수도, 다시 도서관으로 돌아올 수도 있었다.

파혼했던 옛 연인과의 삶도, 고양이를 외출하지 못하게 하는 삶도, 빙하학자의 삶도, 올림픽 메달리스트의 삶도 살아보며
노라는 본인의 선택의 반대쪽의 삶을 살아볼 수있게 된다.

그렇지만, 역설적이게도 더 많은 삶을 살아볼수록 더 나은 삶이 있을 거라는 생각을 버리기 힘들어졌다.

그런 노라는 옆집 남자의 커피데이트를 승낙한 완벽에 가까운 삶을 살며 본인이 그동안 힘들었던 이유를 깨닫게 된다.

'사랑하는 사람도, 사랑해주는 사람도 없었기 때문이라는 것'

돌고 돌아 결국 노라는 본인이 그토록 벗어나고 싶었던,
지겨워서 죽고싶을 정도였던 바로 그 삶이 그녀가 계속 살고 싶은 삶임을 느낀다.

 


뭔가 한편의 영화 같은 책이라고 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
영국 특유의 블루한 감성과, 00:00:00라는 시간이 주는 묘한 분위기.

'~했으면 어땟을까'라는 생각을 살다 보면 자주 하게 되는데,
내가 해보지 못하는 경험을 대신 해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의 후회들이 결국 우리가 자주 하는 후회들과 비슷하다.
연인에 대한 후회, 직업에 대한 후회, 못해본 것에 대한 후회, 친구에 대한 후회.

그렇지만, 결국 지금 살고 있는 내 삶도 내가 선택한 수많은 결정들로 만들어진 삶이라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든다.

 

모든 것이 되기 위해
모든 일을 할 필요는 없다.


후회를 하는 이유는 하나다. 욕심.

작가는 어쩌면 노라가 수영선수이자, 빙하학자이자, 연예인이자, 대학교수이자, 펍 주인일 수 없듯
우리도 모든 것일 수 없음을 알았으면 하는 마음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것이기 위해 너무 애쓰지 말길.
'그럭저럭 괜찮음'의 아름다움을 알아나가길.

나뿐만 아니라 바쁘게 허덕이며 살아가고 있는 주변 사람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그런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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